줄거리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는 네온 불빛으로 가득 찬 홍콩의 밤을 배경으로, 외롭고 괴짜 같은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기를 갈망하는 삶의 단면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왕가위의 전작 청킹 익스프레스 (1994)와 영적으로 연결된 동반작으로 여겨지지만, 한층 더 심화된 외로운 영혼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영화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비록 짧고 불완전하더라도 서로 연결되려는 노력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두 개의 얽힌 내러티브로 나뉩니다. 첫 번째 이야기(킬러의 외로운 작별)는 이름 없는 킬러(여명)와 그의 파트너(이가흔)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킬러는 냉정하고 고립된 인물로, 그의 폭력적인 직업에 싫증을 느끼고 탈출을 원합니다. 그의 파트너는 섹시하고 미스터리한 여성으로, 킬러의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을 돕지만, 그에게 연정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메시지와 일상의 흔적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합니다. 킬러가 은퇴를 결심하면서 그들의 관계는 점차 균열을 맞이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9(벙어리 남자의 기묘한 모험 )는 호치무(금성무)라는 벙어리 청년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는 닫힌 가게에 몰래 들어가 강제로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이한 인물로, 때로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때로는 즉석에서 머리를 깎아줍니다. 그의 행동은 터무니없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의 외로움을 숨기기 위한 표현입니다. 치무는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으며, 사랑과 소속감을 갈망합니다. 그는 찰리(양채니)라는 여성을 만나며 잠깐의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찰리는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하고 집착하는 인물로, 그들의 관계는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들로 가득합니다. 이 두 이야기는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홍콩의 붐비는 네온 빛 거리를 배경으로 고립감을 극적으로 그려냅니다.
등장인물 및 영화기법
- 킬러 (여명): 킬러는 말수가 적고 차분한 왕가위 특유의 주인공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냉정하지만, 내면에는 감정적으로 단절된 고통이 숨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폭력적인 삶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의 비극적인 이야기와 무드가 캐릭터를 매혹적으로 만듭니다.
- 파트너 (이가흔): 킬러의 파트너는 관능적이고 신비로우면서도 상처받은 인물입니다. 그녀는 킬러에 대한 연정을 품으며, 그의 공간을 청소하거나 그의 흔적을 애틋하게 만지는 등의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단순한 업무 관계 이상의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괴로워합니다.
- 호치무 (금성무): 치무는 영화의 유머와 감동을 모두 담당하는 캐릭터로, 그의 엉뚱한 행동들은 깊은 외로움을 가립니다. 그의 벙어리라는 설정은 그가 겪는 단절감을 상징하며, 아버지와의 관계는 캐릭터에 따뜻함과 인간미를 더합니다.
- 찰리 (양채니): 찰리는 격정적이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인물로, 전 연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녀의 혼란스러운 에너지는 치무와의 관계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들을 만듭니다.
- 왕가위의 영화기법 : 타락천사는 원래 청킹 익스프레스의 세 번째 이야기( 청킹 익스프레스의 연장선)로 구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왕가위는 이 이야기가 청킹 익스프레스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영화로 확장했습니다. 이 연결 고리는 두 작품이 공유하는 외로움과 단절, 그리고 밤의 홍콩이라는 테마를 설명합니다. 또한 왕가위의 다른 작품들(즉흥적인 제작 방식)처럼, 타락천사도 완성된 각본 없이 촬영되었습니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자유롭게 탐구하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오랜 협업자인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은 홍콩의 밤( 화려한 네온 시각미 )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광각 렌즈, 강렬한 네온 색채, 클로즈업 샷을 활용해 영화는 꿈같고 몽환적인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주제 테마
첫째, 도시 속 외로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인물들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홍콩에서도 깊은 고립을 느낍니다. 킬러와 그의 파트너는 직접 만난 적이 없고, 치무의 엉뚱한 행동은 관심을 갈구하는 표현입니다. 왕가위는 도시의 혼란이 오히려 인간의 단절을 심화시킨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왕가위는 이 영화를 통해 고립과 연결, 그리고 덧없는 순간들을 화려한 홍콩의 밤을 배경으로 서정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캐릭터, 놀라운 비주얼,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로, 타락천사는 현대 영화의 보석으로 평가받습니다. 둘째, 불완전한 관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영화 속 관계는 짧고 결점이 많지만, 그 안에는 커다란 아름다움이 존재합니다. 킬러와 파트너의 미묘한 관계, 치무와 찰리의 기묘한 우정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이 영화는 피상적인 욕망의 매력을 비판하고 이러한 욕망이 개인의 진정한 행복과 도덕적 선함을 어떻게 눈멀게 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셋째, 변화와 과거로부터의 해방되고자 합니다. 찰리는 과거의 연인에 집착하고, 파트너는 킬러와의 관계를 놓지 못합니다. 영화<타락천사>는 거짓말과 조작이 지속 불가능하며 결국 개인과 사회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강조하며 과거에서 벗어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